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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망자 1300명 넘긴 콩고 에볼라…한국은 안전할까 [건강팩트체크] - 감염내과 김수빈 과장 등록일 : 2026.08.03
[동아일보] 사망자 1300명 넘긴 콩고 에볼라…한국은 안전할까 [건강팩트체크]
최현정 기자 | 입력 2026-07-27 14:30

콩고민주공화국 고마의 한 시장에서 지난달 24일 유니세프 ‘U-리포트(U-Report)’ 활동가들이 주민들에게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와 예방 방법을 알리고 있다. 민주콩고에서는 지난 5월 시작된 에볼라 유행으로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에볼라가 빠르게 확산하며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 지난 5월 시작된 이번 유행은 무력 충돌과 주민 이동, 의료진 감염과 파업까지 겹치면서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국내 일반 시민이 이번 유행을 코로나19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에볼라는 공기를 통해 퍼지는 호흡기 감염병이 아니라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 등에 직접 접촉하는 과정에서 주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김수빈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에볼라는 치명률이 높은 질환이지만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유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사망자 1300명 넘어…기록적으로 빠른 확산

AP통신에 따르면 민주콩고에서는 지난 5월 15일 에볼라 유행이 시작된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확진자의 대부분은 동부 이투리주에서 발생했으며 현지 당국은 이번 사태를 기록상 가장 빠르게 확산하는 에볼라 유행으로 평가하고 있다.

확산을 막기 어려운 현지 상황도 문제다. 최초 감염자가 아직 특정되지 않은 가운데 무장단체 간 충돌과 광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민 이동 등으로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을 추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 현장도 압박을 받고 있다. 의료진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이투리주 부니아의 일부 치료시설에서는 임금과 수당 체불에 반발한 의료진들이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유행의 원인은 ‘분디부교 바이러스(Bundibugyo virus)’다.

김 과장은 “에볼라 바이러스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과거 대규모 유행을 일으킨 것은 주로 자이르형이었다”며 “이번 유행은 분디부교형으로, 과거 유행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진단이나 임상적 치료 경험도 부족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디부교형은 과거 유행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에 유행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승인된 에볼라 백신과 특정 치료제는 대부분 자이르형을 대상으로 개발돼 있다. 분디부교형에 대해서는 승인된 백신이 없는 가운데 백신과 치료제 후보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 열 나고 몸살처럼 시작…증상만으로 구별 어려워

에볼라 바이러스병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 감염질환이다.

초기에는 발열과 전신 쇠약감, 근육통, 두통, 식욕 부진 등 다른 감염병에서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발생한다. 이후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멍이나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 과장은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다른 질환과 에볼라를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혈액이나 체액을 이용해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는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증상 자체뿐 아니라 최근 어떤 지역을 방문했는지, 환자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동물과 접촉했는지 등 노출력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과장은 “유행지역을 방문한 뒤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면 에볼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의심하고 빠르게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에볼라는 공기감염 아냐…혈액·체액 접촉으로 전파

에볼라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가운데 하나는 공기감염 여부다. 김 과장은 “코로나19와 달리 에볼라는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은 아니다”고 말했다.

감염된 과일박쥐나 원숭이 등 동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이들의 분비물 등에 노출될 경우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 사람 사이에서는 에볼라 환자 또는 사망자의 혈액이나 체액과 직접 접촉할 때 주로 전파된다. 성접촉이나 모유수유 등 체액이 오가는 상황도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

김 과장은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일어나는 제한적인 전파”라며 “유행지역이 아니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면 일상생활에서 감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WHO 역시 이번 유행에 대해 민주콩고 내 위험은 매우 높게 평가하면서도, 중앙아프리카 인접국을 제외한 아프리카 지역과 전 세계적 확산 위험은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 국내로 들어오면 어떻게 대응하나

해외에서 유행이 계속되는 만큼 감염된 사람이 국제 이동을 통해 다른 국가로 이동할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이번 유행에서도 민주콩고에서 활동한 뒤 다른 국가에서 확진된 사례가 보고됐다. WHO는 지난 13일 민주콩고에서 활동하다 독일로 이송된 미국 국적 인도주의 활동가의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염자가 국내로 들어오는 것과 국내에서 대규모 유행이 발생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김 과장은 “해당 국가와 국내 간 이동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국내 유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에볼라의 잠복기는 최대 21일로 알려져 있다.

유행지역에서 입국한 뒤 이 기간 안에 발열이나 전신 쇠약감, 근육통, 두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일반적인 감기나 장염이라고 생각하고 임의로 의료기관을 방문하기보다 자신의 해외 방문력을 먼저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김 과장은 “입국 후 21일 동안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1339나 보건소에 문의해 해외 여행력과 증상을 알려야 한다”며 “의심환자로 분류되면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혈액 검사를 통한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확진되면 격리 입원 상태에서 치료와 상태 관찰이 이뤄진다. 이번 분디부교형은 승인된 특정 치료제가 없는 만큼 수액 공급 등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하면서 장기부전이나 쇼크 등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하는지를 면밀히 살피게 된다.

● “유행지역 방문력 없다면 과도한 불안 필요 없어”

그렇다면 한국에 사는 일반 시민은 이번 에볼라 유행을 어느 정도 걱정해야 할까.

김 과장은 유행지역 방문력이 없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면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행지역 이외에서는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는 특성을 고려할 때 에볼라 유행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콩고 등 유행지역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의료지원이나 NGO 활동, 봉사·구호 활동 등으로 현지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김 과장은 “치명률이 높은 질환이고 실제로 유행지역에서 의료나 인도주의 활동을 했던 사람 가운데 다른 국가에서 확진된 사례도 있었다”며 “불가피하게 유행지역을 방문한다면 감염 위

험이 있는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분디부교형은 기존에 많이 유행했던 자이르형과 비교해 백신이나 치료 경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며 “유행지역 방문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고하고 안내되는 지침에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현정 기자

기사원문: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60727/1343713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