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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경향] [The Doctor: 명의 리포트] “파킨슨병, 걱정 마세요…전 쉽게 설명하고 오래 봅니다”-신경과 유수연 과장 등록일 : 2026.04.27
[헬스경향] [The Doctor : 명의 리포트] “파킨슨병, 걱정 마세요…전 쉽게 설명하고 오래 봅니다”

장인선 기자(insun@k-health.com) | 승인 2026.04.27 08:03



| [인터뷰] ‘파킨슨병 전문가’ 유수연 서울의료원 신경과 과장
| 꾸준한 관리 관건…쉽고 자세한 설명으로 첫 시작 이끌어
| 좋아하는 글쓰기로 덕업일치…환자와의 소통에도 큰 도움



‘병을 잘 고치기로 유명한 의사.’ 바로 명의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명의의 기준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지금은 임상경험과 실력뿐 아니라 봉사활동, 연구, 창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세상을 건강하게 바꾸는 의사들도 많습니다. 대학병원이 중증질환과 고난도치료가 중심이라면 1·2차병원은 일상 속 건강을 지키는 첫 관문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더 닥터 : 명의리포트’ 코너를 신설, 대학병원은 물론 1·2차병원을 포함해 ▲진료 영역의 전문성 ▲근거 기반 진료원칙 ▲환자 소통과 지역사회 기여 등을 기준으로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의사 및 진료실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소신 있는 진료철학을 펼치고 있는 명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 주인공은 서울의료원 신경과 유수연 과장입니다. <편집자 주>


|유수연 과장이 걸어온 길|

신경과는 파킨슨병, 치매, 수면장애, 뇌졸중 등 신경계와 관련된 모든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진료과다. 그중에서도 유수연 과장의 전문진료분야는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질환과 다양한 이상운동질환. 이화의대 졸업 후 서울아산병원, 계명대 동산병원을 거쳐 지난해 5월 서울의료원 신경과에 합류, 환자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며 공공의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홍보이사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고안하며 파킨슨병의 인식 제고를 위해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수연 과장은 환자·보호자가 파킨슨병을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 가야 하는 동반자로 인식할 수 있도록 관리의 첫 단추를 끼워주는 데 온 힘을 다한다. 열심히 관리하는 환자들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의지를 북돋운다.


파킨슨병은 검사로 단번에 진단되는 병이 아닙니다. 환자의 표정, 걸음걸이, 손 떨림부터 안 보이는 마음의 문제까지... 계속 관찰하고 물어봐야 합니다.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겠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죠.”

유수연 과장이 후회는 없다는 듯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파킨슨병이라면 질병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쉽게 전달하는 의사 본연의 역할을 오롯이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 세포들이 점차 소멸하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질환이다. 도파민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떨어져 동작이 느려지고 가만히 있어도 손이 떨린다. 또 몸이 구부정한 채 한쪽 발을 질질 끌거나 방향을 바꿀 때 또는 걷기 시작할 때 발이 땅에 붙어 내딛지 못하는 보행장애(동결보행)가 나타난다.

단 이러한 증상을 보여도 바로 ‘파킨슨병’이라고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파킨슨병이 아닐 수도 있거니와 다른 기저질환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이 병을 잘 모른다는 것.

이에 유수연 과장은 그림을 그리거나 뇌 모형을 들고 도파민의 역할부터 불편한 증상들이 나타난 이유, 약은 왜 먹어야 하는지 등을 차례차례 설명한다.

“파킨슨병은 완치의 개념 없이 평생 함께 가야 하는 병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의 안정화는 물론 평범한 일상생활도 누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파킨슨병을 이해하고 이를 생활에서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첫 단추를 확실하게 끼워줘야 합니다. 첫발을 잘 내디딘 환자들은 불안감도 덜하고 증상 조절도 스스로 잘한답니다.”


유수연 과장은 어렵고 낯선 파킨슨병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매 순간 고민한다고 했다. 좋아하는 글을 쓰면서도 같은 고민을 하는 터라 덕업일치를 이뤘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가장 중요한 약물치료에는 한층 더 세심함을 기울인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듯 파킨슨병은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도파민을 직접적으로 보충해주는 레보도파 ▲증상 조절에 도움을 주는 도파민작용제 또는 효소억제제 등)해 용량을 조절하면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부작용 안내는 물론 증상이 심할 때 조절해볼 수 있는 약들을 미리 설명한다고. 파킨슨병은 약효가 뛰어나지만 장기 복용 시 약효지속시간이 줄어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아서다.

유수연 과장은 “임의로 어느 약 하나를 빼고 복용하면 환자가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약효를 파악할 길이 없다”며 “약 모양을 그림으로 그려주면서 꼭 먹어야 할 약과 조절할 수 있는 약을 구분해 설명한다”고 말했다.

계속 보고 물어봐야 하는 병
시간 오래 투자할수록 좋아


파킨슨병은 환자에게 시간을 투자할수록 예후가 좋다. 유수연 과장은 지역 공공병원으로 온 후 좀 더 오래 진료할 수 있어 좋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렇게 오래 진료실에 있어도 되냐”고 반문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많은 환자를 빨리 봐야 했던 대학병원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말이다.

“우리나라도 심층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면 소위 말하는 닥터쇼핑도 줄 것입니다. 이곳저곳 병원을 옮겨 다니는 것도 결국 내 병이 궁금하고 불안해서이기 때문이죠. 한 번 오더라도 의사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궁금증과 불안감이 해결되면 진료실을 나서는 발걸음도 가볍고 이후 더 활력 있는 모습으로 진료 보러 오신답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

파킨슨병은 수술을 통한 극적인 변화보다 꾸준히 증상을 조절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렇다 보니 특정 사례보다 환자와 보호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더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파킨슨병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뗐는데 “무슨 병인지 몰라 답답했던 속이 뻥 뚫렸다”고 유쾌하게 반응했던 환자가 있었는가 하면, 삶을 마무리할 때까지 병을 잘 알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대신 마음을 전한 보호자도 있었다고. 모두 더없이 소중한 기억들이다.

유수연 과장은 “전문가가 진심을 다해 동행하면 환자와 보호자의 생각도, 삶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수연 과장이 직접 고안한 학회 캐릭터. 장수의 상징이면서도 걸음이 느린 거북이를 내세워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을 알리고 ‘굿 게이트 롱 라이프(GOOD GAIT LONG LIFE ; 건강한 보행이 건강한 삶을 만든다)’라는 문구를 통해 걸음걸이가 파킨슨병의 조기진단 단서가 될 수 있음을 알렸다.


한편 유수연 과장은 ‘작가 의사’이기도 하다. 영화, 역사, 그리스신화 등에 의학상식을 자연스럽게 녹인 교양서적을 벌써 네 권이나 출간했다(『의사가 읽어주는 그리스로마 신화』 『이상한 나라의 모자장수는 왜 미쳤을까』 『영화관에 간 의사』 『생로병사 삼국지』). 모든 책은 전문용어가 아닌 쉬운 일반인의 언어로 구성돼 누구나 부담없이 의학세계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의학상식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한 문장 한 문장 고민한 시간들은 파킨슨병을 설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원체 책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보면 덕업일치(일과 취미를 하나로 만드는 것)를 이룬 셈이죠(웃음).”

그림 그리는 능력도 탁월해 학회 대표 캐릭터도 직접 만들었다고(위 사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의료봉사에도 적극 참여한다. 문턱 없는 진료소를 찾은 어르신들에게 시원한 해답을 선사해 불안감을 씻어주고 도파민을 보충하듯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팍팍 불어넣는다.

단 일초라도 허투루 쓰지 않는 유수연 과장. 그의 바람은 의외로 소박했다. 바로 파킨슨병환자들을 더 오래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환자와 보호자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병원을 방문하는 것. 의사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는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난 데다 파킨슨병은 환자에게 투자한 시간이 많을수록 예후도 좋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밝게 인사하는 것부터 손 잡고 의자에 앉혀 드리기, 진료실에서 함께 몇 걸음 걸어보기 등 뚝딱 처방을 내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들은 많습니다. 작아 보이는 이 행동들이 때로는 약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 저는 매일같이 느낍니다.”


|TIP. 유수연 과장이 말하는 파킨슨병 이것만은 꼭!|

1. 지치고 힘들 땐 햇볕 쬐거나 집안 환경 바꿔보기 : 특히 아침에 일어나 햇볕이 잘 드는 공간에 앉아 있는 것은 뇌 세포 작동과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됨

2. 임의로 약 복용 중단하지 않기 : 약 복용 후 나타나는 이상반응은 차차 좋아져 우선 적응해볼 것을 권고

3. 주치의를 믿고 현 치료에 충실하기 :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약들에 대해 과한 기대감을 갖기보다 현 치료에 충실하면서 몸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함

4. 뇌심부자극술은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시행 : 떨림 등의 증상 조절이 유난히 어려운 경우, 약물 반응 편차가 큰 경우 등 전문가가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환자에서만 고려

5. 매일 운동하기 : 아침 스트레칭과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생활화. 특히 근력운동으로는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 앉아서 밴드로 다리 벌리기 등 추천. 동네 운동공원에 비치된 기구 활용도 도움




장인선 기자


기사원문: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91904